정초부터 콧물감기 지델루 걸려서 콧물이 유전터지듯 끝도없이 흘러나와서 몸도 힘들고 입맛도 없고...그렇다고 안먹는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하늘 높은줄 모르던 입맛이 조금 수그러든것 뿐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이럴때일수록 잘 먹어야 빨리 난다며 저녁 먹자는 친구의 제안을 마다한다면 그거슨 우정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잽싸게 달려간곳, 얼마전 방문했었던 둘루스의 이씨명가입니다. 뜨끈한 국밥을 때려줘야겠다하는 생각에 간것이였지요.
"먹고싶은것 시켜"
"정말 니가 사는거냐?"
"알써"
간단한 대화끝에 감기약때문인지 아니면 너무나 밀려오는 감동을 주체할수 없어서인지 환청이 들려오기 시작했읍니다
"꿈도 열정도 더주고싶어. 난 그대 소원을 이루어 주고싶은 행운의여신. 소원을 말해봐. 봐~봐~"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의 가사처럼 제일 먹고싶은것을 시켜보라는 친구의 말에 주저할수없었읍니다.
"갈비.....갈비먹으면 곧 나을수있을것가터" 그친구는 저를 미친넘 처다보듯 처다보며 잠깐 머뭇거리더니 "여기 3인분 주세요". 졸나 머시써
계란말이 (워메. 요즘 계란이 고기보다 비싼디..), 잡채, 먹기 너무 예쁜 동치미, 사라다, 양파 장아찌(군대에서 하도 먹어서 절대 손안됌)와 파절이가 빽댄서처럼 무대에 먼저 깔리고..
오.....마블링이 블링블링하고 두툼한 두께를 자랑하는 왕갈비 3대가 영롱한 자태를 드러내며 테이블위에 오르는 순간 계란말이는 너나 많이 드세요하는 상황이 벌어졌읍니다
한꺼번에 구워주실 줄 알았는데 한대씩 구워야 타지않는다는 친절한 웨이츄레스 누님의 훈계(?)속에 한대의 갈비가 14조각으로 구워졌읍니다. 그렇다면 7점은 내것이다....푸하하하
한개가 왜 겨우 14조각이냐 하시겠지만 이단면을 보십시요. 갈비를 얇게 뜬것이 아니라 두껍게 뜬후 가위로 깍두기모양으로 익혀서 육즙을 최대한 살려보려는 주최측의 의도로 보입니다. 파절이위에 갈비한점을 올린후 입에 홀랑 넣었는데...혀보다 이빨이 맛을 먼저 느껴부러. 야들야들한 고기를 이빨로 뚫어내는 순간 틀니 끼기전에 이런건 많이많이 씹어줘야한다는 생각밖에는 들지않았읍니다.
곧이어 게맛살을 품은 계란찜과 된장찌게가 서브되었지만 저와 친구는 갈비만을 전투적으로 먹어치우기를 계속하였고 3인분을 깨끗하게 탄 부분만 빼고 먹어치웠읍니다. 이래서 운동도 혼자 하는것보다 competition으로해야 능률이 오른다했던가?
왠지 둘루스 H Mart앞에 위치한 X담에서 많이 뵌듯한 웨이츄레스누님께서 치워버린것으로 알고있었던 갈비뼉다귀를 주방에서 전자레인지로 돌린후 (이래야 안타고 뼈와 분리가 쉽다고 하심) 뼉다귀에 붙은 고기/근육을 구워주셨는데 식감이 장난이 아님. 뽀도독 뽀도독 거리며 아구가 아플때까지 싶어줬더니 배가 터질것같은데...된장찌게와 계란찜 그리고 서비스로 제공된 누룽지탕까지 않먹을수도 없고....
배터지게 먹고난후 친구는 저에게 말했읍니다. "아픈사람이 뭘 이렇게 잘쳐먹냐?" 사실 먹는동안 갈비에 정신이 혼미해서 아픈것을 까먹고 있었읍니다. 인생에 좋은 친구 3명을 만난다면 그인생은 성공한거라는 말이 있읍니다. 아플때 갈비사주는 친구 3명만 있어도 좋지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