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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

  • 백운몽20
  • 03/29/2025

(요즘 아틀란타에서 몇몇 극단적인 선택으로 슬픈 소식을 듣던 차에, 다음과 같은 짧은 수필이 보여서 옮겨봅니다.)

다시 어머니가 있는 시골로 내려왔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번에는 서울에서 머물렀던 기간이 길었던 만큼, 다시 맞이하는 시골 정취가 신선한 기운을 더한다. 새벽하늘의 별들이 유난히 신비감을 쏟아내면서, 동쪽 하늘과 북쪽 하늘을 숱하게 채운 채 새벽 5시까지 떠날 줄을 몰랐다. 무수한 별들의 속삭임이 풀벌레 소리로 들리는 게 아닌가 싶다. 밤새 어둠을 울리는 풀벌레 소리를 떠날 수가 없어 잔디 깔린 마당을 한참 서성거린다. 서울 일터에서 우후죽순 솟았던 마음의 상처들을 씻어내는 시간이다.

어김없이 수탉들이 여명을 불러들인다. 마을 여기저기서 수탉들의 울음이 허공으로 솟았다가 긴 꼬리가 달린 유성처럼 떨어진다. 별들이 서둘러 떠나고 풀벌레 소리도 잦아든다. 새들이 깨어나면 서정의 시골 아침이 시작된다. 새벽부터 전철이며 차량이 도시를 찢을 듯 내달리는 서울의 그곳과는 달리, 이곳 아침은 느릿하고도 고요하다.

시골 생활 중심에는 어머니가 있다. 내 삶에서 내면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어머니, 신앙, 가난, 자존심, 눈물, 치욕, 버티기, 죽음, 책, 문학, 시골, 꿈, 희망 등이 노출된다. 이 가운데 어머니는 긍정의 중심 키워드이다. 회사를 운영하다 부채가 늘어 수시로 빚단련을 받았던 시절, 자존심이 무너지면서 더는 살아갈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다. 가난한 사람에게 돈은 사람을 치욕스럽게 하기도 한다. 가까스로 붙들어 왔던 꿈과 희망을 깨끗이 포기한 채 생의 마감을 떠올릴 때면 언제나 어머니가 가로막았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라도 어머니 가슴을 무너뜨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구순 때 당신께 헌정하였던 책 제목이 ‘어머니,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 (이승훈) 인 까닭이다.

이제 어머니의 아침을 차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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