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이라 함은 어렸을 적 최고의 음식임과 동시에 졸업식날 먹는 음식이였읍니다. 숭덩숭덩 썰어진 감자에 흥건한 짜장국물. 재수 좋은날 우연히 발견되는 돼지고기, 아니 기름덩어리...그래도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읍니다.
세월이 지나 한국이 막 잘살기 시작할 때 유니짜장이란 돌연변이가 탄생하였고 짜장면에서 감자의 입지가 작아지기 시작하더니 중학교때 압구정동에서 화장품 선전에 나오던 만다린이란 중식당의 등장으로 짜장면의 고급화로 이르렀지요.
최근엔 짬뽕에 차돌박이를 산더미처럼 쌓아주시더니 짜장에도 차돌박이를 겁나 준다해서 둘루스에 있는 왕서방에 댕겨왔읍니다
이름하야 차돌쟁반짜장. 게다가 콤보까지 쎄일을 때려주시는 쎈스까지 베푸시는 사장님 배려속에 탕수육과 새우깐풍기 사이에서 갈등을 때리다가 $7이나 비싼 차돌쟁반짜장과 새우깐풍기로 모험을 하기로..
잠시후 써빙보시는 언니의 카트에서 들려오는 고기 볶는 소리 "치 이이익 촤.......치이익" 이게 뭐여? 저 뜨거운 불판에서 익어가는 차돌박이를 먼저 먹으란것인가?
당황한 순간. 손은 눈보다 빠르다 하지않았는가? 써빙하시는 언니의 손은 벌써 다른 접시에 실려나온 짜장을 덤프트럭에서 모래를 쏟아내듯 뜨거운 불판위의 차돌위로 쏟아 붓고 있었읍니다
집게를 이용한 현란한 손동작 후에 식탁위에 놓여진 기름진 차돌쟁반짜장의 자태입니다. 양은 보통짜장의 1.5배정도는 되보이고 간짜장처럼 야채의 식감과 색깔이 살아있네여
앞접시에 담아서 먹기전에 자세히 살펴보았읍니다. 너무 황홀해할 여유가 없읍니다. 왜냐하면 음식을 나누어 먹을땐 정신을 바짝 차려야하기 때문이죠 (밥먹을땐 내앞의 동료는 피도 눈물도 없는 경쟁자 혹은 적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너무 시간을 사진에 허비하다가 정신을 차렸을땐 쟁반짜장의 반이상이 없어질수있는 그런 처절한 삶의 현장인것이죠. 짜장면을 먹으면서 달콤함에 흐믓해할때 어금니에 씹혀지는 큼지막한 차돌박이의 쫄깃함이 아주 좋았읍니다
콤보로 나온 깐풍새우인데 총 10마리정도 싸이즈 괜찮은 녀석들로 이루어져있읍니다. 살짝 달콤 짭쪼름한 쏘스여서 양이 조금 부족하시다면 공기밥을 하나 추가하셔도 좋을듯하네요.
맛도 맛이지만 따로 테이블 옆에서 차돌을 직접 불판위에서 익힌 후 짜장면과 함께 볶아주시니 볼거리도 있고해서 더 좋았읍니다. 이 가격에 2명이 배불리 먹을수 있다면 정말 좋은 딜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