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가족 방문차 11일 일정으로 경기도 광주에 계신 친형집에 머물게 되었읍니다. 무엇을 먹어야할지 고민이 되는것이 2집건너 한집이 식당이라는 사실. 위장 확대수술을 받지 않고서는 다 먹어볼수도 없으니 어쩐담...역시 맛집 추천싸이트의 도움을 받아 도착한곳.
바로 장지리 막국수 추자리 막국수 입니다. 이거이 얼마만에 흡입하는 막국수인가? 확실한 것은 열손가락으로는 감히 셀엄두도 낼수가 없읍니다. 위장이 좋지 않으신 어머니는 들기름 막국수, 철벽위장을 자랑하는 저는 비빔 막국수를 주문했읍니다
근데 이거시 뭐다냐? 우린 이거슬 시킨적이 없는디...써빙하시는 이모님의 말씀으로는 2인이상 막국수를 주문할경우 공짜루다가 주시는 불고기전골이라고 하시는디 이모님이 낮술을 하신것도 아니구...하여튼 소불고기와 당면위에 숙주를 산더미같이 쌓은 전골이 우리 테이블뿐 아니라 모든 손님 테이블 위에 끓고 있는것을 보고서야 이것이 사기는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흐~미 반가워라 이거시 얼마만 이당가? 마치 수십년전 헤어졌던 동생과 이산가족찾기를 통해 만난것모양 비빔막국수와의 상봉이 있자마자 "그래 니가 내동생이 맞나보쟈"하며 젓가락을 통한 확인작업에 들어갔는데...맞아 여기 맛집이 맞아.
어찌 이리도 맛이 있는지 밖의 날씨따위엔 아랑곳하지않고 시원한 막국수를 한젓가락씩 빨아 댕길때마다 자꾸만 적어지는 남은 국수의양에 마음 아팠읍니다. 양념도 너무 쎄지 않지만 모든 재료의 맛이 다 살아있고 면발은 탱글 부들 어찌나 완벽하던지...
어머니께서 주문하신 들기름 막국수입니다. 들깨와 참깨가 올해 이리도 풍년이였던가? 겁나게 많이 넣어주셨읍니다. 맛이 궁금하여 어머니께 여쭈어보았읍니다. "맛이 있으세요?"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셨읍니다. "어쩌면 이렇게 맛있니?" 그게 다였읍니다. 제가 원했던 "한젓가락 먹어봐라"는 끝끝네 말씀하시지 않으셨읍니다. ㅠㅠ
그렇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읍니다. 이순신 장군께서 말씀하셨읍니다 "신에게는 아직 열두척의 배가 남아있읍니다" 그렇습니다. 비빔 막국수를 깨끗히 정리한 저에게는 불고기 전골이 남아있었던 것이였읍니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고 계산을 하려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온 작은글씨..
"곱빼기도 보통과 값은 같습니다 (미리 말씀해 주세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고 머리를 다 쥐어짜고 싶은 마음이였읍니다. 하지만 불고기 전골 공짜는 사실이였읍니다.
전부해서 30,000원 미만이였는데 그렇다면 20불에 막국수 두그릇에 불고기 전골까지? 이건 미쳤읍니다. 맛도 미쳤고 가격도 미쳤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