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들은 월동 준비중에 배가 터지도록 먹는다고 합니다. 물론 자다가 굶어죽지 않으려고 그러는 것이겠지만 기나긴 겨울동안 체온유지를 위해 많은 에너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너랑 곰이랑 무슨 관계냐?" 하실분도 있겠지만 우리 사람도 참바람이 불면 체온을 유지하기위해 (물론 배우자가 있으신분들은 배우자의 체온을 느끼고 사시겠지만...) 겨울엔 잘 먹어야합니다. 잘먹고 똥만 잘싸는것도 중요하지만 이럴때일수록 원기회복을 위하여 뭔가 몸에 남을 수 있는 것을 찾아 오늘도 배고픈 승냥이처럼 헤메이다 찾아간곳..
원순두부였다가 잠깐 홍반장이였다가 다시 새로운 식당으로 바뀐 스와니 베델교회몰에 위치한 돈가네입니다. 얼마전 Atlantatalktalk에 어떤분께서 올리신 염소탕 먹으러 왔읍니다.
넓직한 실내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오늘의 특선 보양탕 $12.99". 아싸!.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이런 재수가...크허
들깨가루를 푸짐하게 올린체로 보글보글 긇고있는 보양탕(염소탕)과 들깨가루를 듬뿍넣은 양념장도 함께 나왔읍니다.
부추로 추정되는 푸른색의 풀들과 염소고기(개고기 절대 아님)가 육계장의 소고기처럼 갈기갈기 찢어져 혼욕중입니다. 코로 냄새를 먼저 맡아봤는데 잡내없이 들깨냄새로 침샘을 자극합니다
염소고기와 부추를 한젓가락 건져다가 양념장에 푸욱 찍어 먹었는데....고기가 느무 부드러워 내가 씹고 있는 것이 부추인지 염소고기인지 혼돈이 됩니다.
그렇다면 맛은? 직.인.다.~~~ 이렇게 염소고기로 흥을 북돋은 후 밥을 말아서 한그릇을 해치우는데 십여분. 국물 또한 진하고 좋았읍니다. 이 염소라는 놈이 지금 개고기가 금지된 한국에선 송아지보다 비싸다는데 $12.99이라는 가격에(일시적) 이곳 아틀란타에서 맛볼 수 있다니 이민오길 잘했구나하는 생각마져 드네요.ㅋㅋ
씹는동안 감탄에 감탄을 쏟아내고 있는데 식당관계자 한분이 귀뜸해 주셨읍니다. 전에 Peachtree Industrial Blvd에 위치했던 방가네에서 염소탕으로 아틀란타 미식가 교포들님들의 허한 뱃속을 챙겨주셨던 비법전수자께서 이곳에서 주방을 담당하고 계시다고...그맛을 잊지못하는 여러분들께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한그릇을 뚝딱하고 나니 허했던 속이 짜임새있게 꽉 채워지고 겨울이 무섭기는 커녕 왠지 모르게 힘이 불끈불끈 솓아나는 느낌이네요. 이럴때 배우자가 있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 오늘 죽었어". 하지만 현실은 저는 혼자입니다. 오늘밤이 왠지 너무 길게만 느껴질것같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