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먹이냐 부먹이냐의 갑론을박의 중심에 있던 탕수육. 맛있는 녀석들의 "돈까스는 쳐먹(그냥 쳐먹어라""이라는 솔로몬왕급 판결로 논란을 종식시켰읍니다. 같은 음식으로 또 한민족을 두패로 나눈 음식이 또 있으니...그의 이름은 돈까스.
하나는 일본식 돈깟쮸요. 다른 하나는 한국의 경양식 돈까스인거죠. 오늘은 이 한국식 경양식 돈까스가 엄청 맛있다하는 곳에 댕겨왔읍니다.
지난번 아귀찜과 모둠전을 배터지게 먹고온 곳. 바로 둘루스 뉴코아몰에 위치한 "취하고"입니다. 이녀석 돈핑계로 또 한잔 빨러간것이 아니냐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절대 아닙니다. 술이야 어딜가나 맛이 똑같을테니 훌륭한 안주로 인기몰이를 해야하니 일반 식당보다 높은 음식 쿠얼리티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들린거죠. 정말입니다.
엄마야 이게 뭐시다냐? 싸비스로 나온 계란후라이. 3명이라고 해서 3개를 주셨지만 한녀석이 늦게 오는 덕분에 둘이서 한개반씩 ㅋㅋ. 늦게 온 녀석도 모르고 사장님도 모르십니다. 이런 비쥬얼은 계란을 지지는 것이 아니라 거의 튀겨야 하기땜시 집에서는 맹길기가 힘들죠.
흐미....이밤의 주인공 돈까스 되시겠읍니다. 오이, 토마토, 양배추채뿐 아니라 만두튀김에 새우튀김 한마리까지 거하게 나왔읍니다. 어떤 녀석도 양배추엔 눈길조차 주지 않은채 돈까스로 젖가락을 놀려댑니다
올림픽의 꽃은 마라톤이라 했다면 돈까스의 꽃은 역시 흥건히 부먹으로 나온 쏘스에 있읍니다 (참고로 일식 돈깟쮸는 찍먹입니다). 오~호. 쏘스가 역시 기성품이아녀요. 밀가루를 빠다에 달달 볶다 Worcestershire쏘스와 과일, 케챱등을 첨가해 만들어 일본 쏘스처럼 시큼하지 않고 새콤 달달 고소 느낌의 이맛이 바로 경양식 쏘스의 정석인 것이지요.
역시 사내놈 셋이서 먹어치우니 금방 풀만 남았읍니다. 하지만 이것만 먹고 나오기는 너무 거시기 해서리 골벵이 소면도 주문했읍니다
보기만해도 이빨이 근질 거리게 만드는 소면을 대동하고 푸짐한 파채까지 엊은 골벵이 소면. 색깔에서 부터 반은 먹고 드갑니다. 염색할때 애용하는 비닐장갑을 착용후 기냥 골벵이와 소면의 대동단결을 이루어 봅니다
대파, 양파, 오이, 당근, 미나리, 부추, 유초이, 진미채까지 우리집 냉장고에선 구경 조차 할 수 없는 야채들과 씨뻘것게 무쳐놓으니 서양의 셀러드는 명함조차 못내놓을 비쥬얼....아삭 (야채), 쫄깃 (골벵이와 소면), 매콤, 새콤, 달콤까지 오감을 다 갖춘 골벵이 소면 완성.
사장님의 너그러우심이 베어있는 김치 두부인데 김치의 아삭함과 시큼함이 시중김치와는 차원이 틀림니다. 3명이 이렇게 먹다 보니 또다시 허리띠는 배를 더이상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렇게 좋은 안주를 먹다보니 어쩔수없게....
백세까지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딱 한잔만...흐미 좋는거. 오늘은 안주가 너무 좋아서 정신줄 놓을 만큼이 아닌 반주로 한잔씩만 했읍니다. 안주가 맛이 있어, 술이 있어, 행복한 밤이였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