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한국인. 저역시 법 없이는 살아도 밥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탄수화물이 살찌는 주범이라고는 하지만 밥심으로 버틴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며 산지 수십년. 어릴 적 어르신들이 "밥 남기면 죄짓는거다"하시는 말을 거의 모든 중년분들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평생 밥 한번 남긴적이 없던 저에게 밥을 남기는 대역죄를 짓는 사건이 생겼는데..
폴리스 라인은 없지만 바로 여기가 그 사건 현장인 둘루스 Satellite Blvd에 빠리바게트옆,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시는 아지트 바로 옆에 위치한 이바돔 감자탕입니다
이곳의 대표음식인 감자탕을 주문해 보았읍니다. 이 산더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고기의 양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감자탕에서 고기를 건져 보았습니다
마음이 흐믓해지고 침샘에서 소화제가 샘솟아 나오는 순간이라 할까요? 저 푸짐하고 야들야들한 고기에 빠져 참된 씹음을 실천해 볼까나? 손으로 감자뼈를 들고 뜯어보려는 순간 눈에 띈 연장이 있었으니...
바로 저 찝게. 손에 피 한방울 묻히지 않고 적을 베듯 저 찝게로 깔끔하게 고기를 흡입했는데 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되었는지, 인간과 원숭이의 다른 점이 무엇인지를 알게하는 순간입니다.
푸짐한 고기의 양도 좋았지만 시래기와 두쪽의 감자가 멱을 감고 있는 궁물도 아주 좋았읍니다. 돼지 냄새도 없었고 진한 궁물에 들깨가루의 향마저 밥과의 혼욕을 부추이기 시작했읍니다. 일단은 분리된 고기를 먼저 해치우기로 가닥을 잡고 그쪽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
으아악! 배가 불러 밥을 난생 처음 남기게 된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일이...ㅎㄷㄷ. 어르신들께서 보셨다면 "이런 경을 칠놈을 봤나..밥 남기면 죄받어"
참고로 동남아 붉은 고추같은걸 채썰어 주시는데 감자탕에 넣어 드시면 칼칼함이 끝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