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viche를 아시나요? 제가 그녀를 처음 접한 것은 몇년전 멕시코 캔쿤이였읍니다. 저녁 식사 후 방에서 딩굴딩굴 거리다 눈에 띈 룸싸비스 메뉴에 새겨진 선명한 이름. 세.비.체.
요로 크롬 생긴 그녀. 한번에 입을 맞추는데 상큼 달달한 토마토 쏘스에 새우가 통째로 들어간 그녀와 저는 밤이 새도록 물고빨며 배가 터져가는 것도 모른체 밀회를 나누었읍니다.
첫사랑의 느낌처럼 세비체와의 만남을 그리워하던 차에 둘루스에 세비체 전문점이 있다는 반가운 소을 접한 곳은 좀 먹을줄 아는 사람들만 모인다는 톡방. 그곳에서 정보를 입수하고 식음을 전폐한채 댕겨왔읍니다.
외관은 절대 식당같지 않지만 간판마저 "세비체와 녀석들"이란 이름의 이곳은 둘루스 하이웨이와 boggs rd. 만나는 곳.
(오라오라 건너편 하얀풍차와 같은 몰)
내부가 눈이 부실정도의 시퍼러둥둥한 색으로 여기저기 칠해져 있는 조그마한 곳입니다. 젊은 쎄뇨리따가 서브하는 곳이 아닌 중년의 아주마이, 쎄뇨라 ? (주인으로 짐닥됨)께서 주문부터 써빙까지 해주시는 한국식 욕쟁이 할머니네 같이 정겨움이 느껴지는데, 이곳 사장님은 걸음걸이가 조금 느리시지만 참으로 친절하십니다.
머리위 신호등 색깔의 조명 때문에 블루베리 요구르트를 연상시킬수도 있지만 사실은 분홍색에 가까운 콜롬비아식 cocktail입니다. (Small Las Palmeras). 캔쿤에서의 멕시칸 스타일의 그녀와는 몽타주에서 차이가 좀 나지만 주내용물인 새우, 문어다리, 양파, 할라피뇨와 셀란트로는 한눈에 보입니다.
옆에 같이 나온 비스켓 위에 내용물을 가지런히 올린 후 여기에 초록색의 하보네로 쏘스마저 몇방울 추가해서 입으로 가져갔는데 캔쿤의 그녀와는 다른 약간 크리미한 맛. 머리와 혀는 다른 맛에 놀라고 있었지만 왜 손이 멈추지 않는걸까? 9개의 비스켓을 눈깜작할 사이 다 먹어치우고 자동적으로 "사장님 여기 비스켓 추가요!" 사실 이런거 추가는 한국사람만 하는 것 같습니다. ㅋㅋ
콜롬비아식 해산물 요리의 진수를 보여준 Punta Canoa입니다 (메뉴에서#3) . 역시 새우살, 문어 다리, 토마토, 양파, 하라피뇨, 쎌란트에 레몬의 상큼한맛을 입힌 요리입니다. 가격 $14.95
주인마님 말씀으로는 24시간 숙성시켜서 나온거랍니다.
바삭한 똘띠아에 한숟갈 내용물을 퍼담아 먹었는데 새콤한 것이 식감은 냉채를 먹는듯. 확실한 것은 요리되었지만, 수족관에서 갓 잡아내어 만든 것처럼 새우와 문어의 신선한 맛이 느껴집니다. 똘띠아마저 추가를 부탁드렸지만 싫은 눈치 전혀없이 가져다 주시는 여사장님의 얼굴에서 이런 메세지가 느껴졌읍니다 "마~이 무그레이~"
외국인도 두부김치를 접할때 막걸리를 마시는 것처럼 우리도 콜롬비안 음료를 주문했는데...오른쪽은 크림소다 맛이였고 왼쪽은 감초빠진 한약 마시는 느낌. 말이 그려져 있고 에너지라고 써있는것으로 판단컨데 오늘밤이 길어질지도...설마?
물론 비스켓과 똘띠아를 추가 주문했지만 배터저라 먹었던 보통때와는 달리 먹고난 후의 레몬의 상큼함과 해산물의 신선함만을 몸이 기억하고 있었읍니다. 멕시칸 쉐비체와는 달랐지만 아주 만족스런 한끼였읍니다. 사장님 말씀이 멕시칸식 쉐비체를 원한다면 메뉴에서 #5를 담에 주문하라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