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녀석들과 간만에 곱창 씹으면서 한잔 땡기러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곱창 전문점에 댕겨왔읍니다. 오늘은 X타는 곱창, X소 곱창이 아닌 다른 곱창 전문점이였읍니다

비가 쏟아지는 관계로 외부 간판을 사진찍지 못했지만 곱창 메니아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곱창쌀롱입니다. 룸있는 쌀롱(?)이 아닌.......(뭔 생각 하시는겨?) 전 헤어쌀롱 말한건디..ㅋㅋ
몸뚱아리 연식이 좀 되다보니 의사 선상님이 귀에 피가 나도록 읊어대던 "내장과 소주는 될 수 있는대로 피하라"..이를 어쩐다? 메뉴판을 암기과목 교과서 읽듯이 독파하던 중....허~~! 심봤다! 친구녀석 중 한 놈을 끈질기게 설득하여 제편으로 맹길어 민주주의 답게 이메뉴로 결정하였읍니다.

일단 반찬이 쫘악 깔렸는데 첫눈에 말라 삐들어진 반찬은 눈에 띄지 않았고 (어떤 식당은 어묵볶음이 말라서 쥐포 수준) 맛을 보니 시금치, 콩자반 다 맛있었지만 그중의 군계일학은 풋배추 김치. 시원 칼칼한 맛이 일품이였읍니다. 이쯤되니 주방 스테프의 손맛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오늘 이 쌀롱에서 저의 초이스를 받은 동치미 국수되시겠읍니다. 별거 아니지 않나 생각 하실 수도 있겠지만 LA의 길목이라는 식당에서 동치미 국수를 한그릇 때려 보신분이라면 그맛을 잊지 못해 메뉴판에서 발견하자마자 바로 주문 드가게 되어있읍니다

동동뜬 얼음을 피해 한 젓가락 입속에 품어 보았는데 국수는 탱글 동치미는 사각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근데 백미는 궁물이였읍니다. 너무 가볍지 않은 그렇다고 너무 짜지 안고 쿰쿰한 맛이 전혀없는...약간의 단맛이 있었지만 그냥 저 그릇에 머리를 쳐박고 싶은 그런 맛이였읍니다. 이순간 그분이 생각났읍니다

광고에서 처럼 다시다 맛이라는 것이 아니고 동치미 국수가 추구하는 최고의 맛! 더 이상은 길목의 동치미 국수를 회상하며 침 질질 흘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친구녀석이 주문한 쫄면. 한접시 퍼 담았는데. 사진 찍는다고 계란마저 제 접시로..ㅋㅋ
주방장님께서 분식점 경력이 수백년 있으신 것 같습니다. 새콤달달한 양념하며 쫄면의 탱글함은 당신이 어느 분식점을 생각하던 그 이상입니다. 이것도 저에겐 약간 단맛이 더 나긴 했지만 감성을 건드릴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ㅎㅎ

곱창에 소주 한잔하자 불러놓고 국수만 주문했다고 주둥이가 댓발처럼 튀나온 녀석을 위해 주문한 볶음밥. 김가루를 흑채모냥 덮어쓴 비주얼이 겁나 맛나 보였는데 이녀석 삐져서 건드릴 엄두가 나질 않았읍니다. 후라이판째 독차지하고 완판을 끝낸 녀석의 한마디 "여기 볶음밥 쥑인다, 양도 많고...."
어부지리란 생각지 않은 곳에서 이익을 취한다 (어부가 먹는 지리탕이 아님^^) 뜻입니다.
전혀 생각지 않았던 곱창 전문점에서 그동안 그토록 그리워하던 지델루 된 동치미 국수를 찾았읍니다. 첫사랑을 다시 만난 것 같이 설레고 행복했읍니다.
추운 겨울엔 시원한 동치미 국수, 최고!!!! (겨울에 얼음물 먹는 민족은 한국사람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