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영화를 보고난 후 주연보다는 조연의 연기가 너무 좋아 그 장면만 자꾸 생각나는 경우가 있죠?.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향한 곳은 장충동 족발. 족발은 첫만남부터 뿅간 후 묵은지와 함께하는 족과의동침은 진리였고 신앙이였는데 오늘은 지인의 쌩때로 인해 이곳에 들르게 된 것이였읍니다.
최근에 주인이 바뀌었다는 얘기도 있어 약간의 두려움과 기대감도 품고 입장. 파킹은 큰 몰 (Peachtree Industrial 과 Pleasant Hill 구석탱이)에 위치해있어 널널한 편.
설렁탕 전문점에선 설렁탕을 냉면 전문점에선 냉면을 먹는 것 처럼 역시 족발집에선 족발을 씹어줘야하겠죠. 그래서 오늘의 주연인 족발 한접시 (실수로 중짜를 시켰읍니다 ㅠㅠ. 중짜는 $49.99 대짜는 $55.99)를 시켰지요. 족발은 교과서대로 부들부들 야들야들. 옆에 보이는 녀석은 싸비스로 따라나온 순대 한줄입니다. 양이 중짜치고 푸짐했읍니다. 잘먹지않는 상추에 부들부들한 족발 한점 (남들이 안볼땐 잽싸게 두점을)넣고 짱아찌 한개와 무생채 그리고 할라피뇨 한점을 쌈장에 찍어 쌈싸서 먹으면 콜라겐이 입속에서 빵빵 터져나옴을 온몸으로 느끼고 족발에서 나온 콜라겐이 입안을 코팅해줘서 할라피뇨도 안매웠어요. 오늘의 주연은 주연다웠읍니다
써빙하시는분이 강추하신 오늘의 조연 파전입니다. 다른식당의 그것과 다른점은 공구리 그것이였읍니다. 다른곳은 보통 부침가루를 겐물에 파와 해산물을 넣어부쳤다면(이럴경우 식감은 빈대떡 씹을때와 같아지죠) 여기 파전은 마치 후라이판에 덥힌후 파를 먼저 쭈욱깔고 그위에 부침가루물과 해산물을 부은느낌. 백정원 슨생님이 대전 청년몰에서 가르쳐주셨던 부추전과 같은 비법입니다. 이래야 바닥이 더 바삭바삭지고 부침가루맛보다 파의맛이 배가돼죠. 가격은 $19.99
다먹고 집에 가는길에 족발과 순대도 맛있었지만 이놈의 파전이 왜 계속 생각나는걸까요? 아마도 감명을 겁나게 지대루 받은 모양입니다. 갑자기 수십년전 유행했던 서울뚝배기라는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열연하셨던 주현선생님의 연기를 본듯하네요 (지가요...아 자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