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루스에 문을 연 두부공방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읍니다. 여기저기서 찬사가 쏟아졌지만 잡곡밥을 정부차원에서 장려하던 시대를 살아온 이유에 흰쌀밥에 섞여있는 콩을 싫어했고 콩으로 만든 모든것(두부포함)을 도매급으로 싫어했읍니다 (매끼 콩밥을 준다고 알려진 국가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갔다온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근데 오늘 콩국수에 미쳐있는 지인에 질질 끌려서 두부공방에 가고 말았읍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것은 깨끗한 분위기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리를 가득메운 손님들.
한국 단양에서 공수해온 백태와 직접 볶은 참깨를 갈아서 만들었다는 단양 백태 콩국수입니다. 위에 오이채가 올라가 있고요 국물은 콩과 물을 황금비율로 섞으신듯. 콩국물에 소면을 적셔먹는다기보다 소면이 콩국물을 힘껏 껴안고 있는 것 처럼 국물이 걸직했읍니다. 면은 역시 전문가가 초까지 재어가면서 끓인듯 무지 쫄깃쫄깃했고요. 제가 걱정했던 콩 비린내는 일도 나지 않았읍니다. 양도 만족스러웠고요. 가격도 $12.95. 짬뽕도 $17-$18하는 세상에 이정도면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난생처음 먹어본 김치 메밀전병입니다. 생긴것은 애플파이를 줄줄이 붙여놓은 몽타쥬. 속은 마치 김치를 넣은 만두속과 흡사했고 겉은 메밀로 만들었는데 쫄깃하기가 떡한테 싸다구를 날릴듯합니다
해물 김치전입니다. 첨엔 누가 피자를 한판 시켰는 줄로 착각할 만큼 사이즈 (지름이 제 손으로 무려 한뼘반)였는데 김치, 양파와 오징어가 많이 들어가 있었읍니다. 두께도 만족스럽고 맛도 좋았읍니다
이거 역시 말로만 듣던 곤드레밥입니다. 술은 곤드레 먹어봤는데 곤드레밥은 처음이네요. 솥밥위에 곤드레가 올라가 있고 여기에 간장베이스 양념장을 넣고 비벼먹는거라 하는데 위의 콩국수와 에피타이저 2개를 해치우고나니 위장이 만석이라 싸가지고 왔네요. 에라이 미련한 것 같으니....
콩에 대한 선입견이 많았는데 여기서 걸직한 콩국수를 통해 콩과 조금은 사이가 좋아졌네요. 콩국수뿐아니라 다른 음식들도 깔끔하고 만족스러웠읍니다. 간만에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니 속도 편하구요. 써빙하시는 직원분들도 참 친절하셨읍니다. 내일 점심때 대접해야할 분이 계시는데 약속을 여기로 옮기는 것마저 깊이 고려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