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은둔 생활 하고있는 만능 엔터테이너였던 임창정 주연의 영화였던 시실리 2km의 명대사.
임창정이 꼬봉이역이였던 우현에게 물었읍니다.
"너 근데 몇살이야?" "개띠에요" "니가 그럼 82년생이냐?" "아뇨" "그럼 70년생이냐?" "아닌데요" "그럼 설마 58? 개새끼 인제 나한테 형님이라 부르지마" ㅋㅋㅋ
영화에서 임창정이 사람 찾으러 시실리를 다녀온 것처럼 저는 어제 순댓국을 찾아 둘루스에 위치한 무봉리에 댕겨왔읍니다
이름만 들으면 마치 50대 아자씨들이 순댓국에 쐬주를 마시고 있을것만같은 식당인데 발을 디딛는 순간...
얼씨구 젊은이들이 많았습니다. 여기를 둘러봐도 저기를 둘러봐도 저보다 나이 많은 손님은 하나도 보일질 않네요. 제길...원래는 순댓국 먹으러 갔는데 어럽쇼? 다들 고기를 굽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집안가훈이 "돈은 없어도 가오는 생명이다"인지라 순댓국만 먹으면 가오가 떨어질까봐 삽겹살 1인분과 항정살 1인분으로 달리기 시작했읍니다. 왠래 삽겹살은 기냥 삽겹살 사다가 굽기만하면 된다하는 생각에 잘 안사먹었는데 한덩어리의 삽겹살 한덩이가 10분도 안되서 써빙보시는 언니의 신들린 가위질후 땟갈좋게 딱 씹고 싶어지는 싸이즈로 변신하는 마술을 보니 인생 헛 살았구나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역시 기술력하나는 우리나라가 최고여.
흐메~ 씹으면 바삭소리가 날 것만 같은 저 땟갈 좀 보소.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두툼한 두께의 삽겹살을 4면을 돌아가면서 철판서 볶아대니 집에서 먹는 얄팍한 삽결살에서 느낄수없는 육즙의 양과 비쥬얼로 형용사가 많은 한국어로서도 표현이 감당이 안됩니다.
삽겹살과의 궁합을 논하자면 하나는 옆에서 구워주는 노릇노릇한 기름먹은 김치구이요, 또 하나는 바로 요기 보이는 명이나물 올시다. 기름이 좌르르 흐르는 광택이 나는 삼겹살 한점을 명이나물에 싸먹으면 아무리 예쁜 언니들이 테이블옆을 지나가도 여기에만 집중할수 밖에 없읍니다. 이렇게 한잎 물면 하루죙일 쌓였던 스트레스에서 카타르시스마져 느껴져서 몸과 마음이 정화(핏줄은 어떻게 되는지 알수없음)되면서 쾌감마저 들게합니다.
고기와 김치를 구워서 위장에 다 밀어 넣고나니 밥을 볶아주시네요.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이걸로 마무리 하는것은 우리 한식문화의 불문률이기에 바짝 볶아서 또 해치워 버렸읍니다.
아,,, 자알 먹었다하면서 일어나려는 순간 이것이 또 뭐여? 동행했던 형님께서 입가심(?)으로 주문한 순댓국이 나왔네요. 이거 너무한거 아녀? 허릿띠는 풀은지 오래됐는데 이러면 바지 단추까지 풀어야되는겨? 옥신각신 하면서 한숫갈 떠 넣었는데 국물이 기가막혀서 숟가락질을 멈출수가 없어서 또 과식하고 말았읍니다. ㅠㅠ
집에서 궈먹는 삽겹살과는 차원이 다른 두툼한 삼겹살 매력에 푸욱빠져서 배터지게 먹고 위장에 쌓인 고기사이사이에 순댓국까지 빼곡빼곡 채우고나니 정말 잘 먹었다, 내일은 운동해야지... 생각 드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