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 개발되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랐을까? 많은 저소득층의 인류가 살아남지 못했을것이고 "오빠 라면 먹고갈래?" 라는 유행어도 없었을뿐만 아니라 비오는 쌀쌀한 날 저를 위로해줄 즐거움이 없었겠죠. 이 즐거움이란 말의 일본어인 라쿠라는 이름의 일본 라멘집이 있어 다녀왔읍니다
둘루스 H Mart몰 무봉리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읍니다. 뭐라고 써있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라-멘인것같구요. 일본어를 몇년간 배웠었는데 나이가 든 탓일까?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먹는걸 좋아하다보니 이젠 배웠던 일본어까지 다 까먹은 모양입니다
실내는 마치 일본 만화방처럼 만화 캐랙터 브로마이드가 즐비했고 이윽고 다가오시는 사장님 포스의 여자분. 일본에서 20여년간 살다오셨고 일본인 남편분께서 주방을 맏고 계시다고 합니다.
동행인이 주문한 나가사키 짬뽕이 먼저 나왔네요. 짬뽕이라하면 여것저것 다 섞였다는 한국어인줄 알았는데 일본어로도 Champon이네요. 양배추, 숙주나물, 당근, 새우등이 들어간 시원 단백한 국물에 파채와 목이버섯채로 식감을 업그레이드한 라멘입니다. 맵질 않아서 소화기가 부실한 분들께 추천드리는 메뉴입니다.
메뉴에는 없지만 제가 주문한 쮸께면입니다. 손바닥보다 큼지막한 불향을 입힌 챠슈 한덩어리 (엄청 부들부들함)랑 반숙계란, 파채, 목이버섯채, 숙주나물과 죽순이 보입니다. 근데 라면의 생명인 국물이 보이질않죠?
바로 이것이 쮸께면의 특징입니다. 뜨끈한 욕탕에서 우리몸이 불듯 라면도 국물속에 오래 있으면 불죠. 그래서 저처럼 면발에 진심인 사람들에겐 면과 국물이 따로 나오는 쮸께면이 딱이죠. 진한 돈꼬츠 라면 국물 (돼지 사골 베이스)에 매운 미소와 약간의 식초마저 머금은 육수에 라멘과 토핑들을 찍어서 먹는 스똬일입니다
정통 일본라멘의 면발에 목이버섯채의 꼬돌꼬돌함에 부드러운 죽순과 야들야들한 챠슈까지 더한뒤 매콤새콤한 국물에 찍어 먹으니 뭔 말이 더 필요하겠읍니까? 마지막 면 한가닥까지 면발이 살아있어서 씹을때마다 이빨들이 호강했네요.
혹시 행여나 하는 마음에 김치있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주신 노란무와 생강채입니다. 한국 여사장님이 계셔서 이런 싸비스까지 누릴 수 있어서 좋았읍니다.
보통 집에서 라면하나 끓여먹으면 왠지 뭔가 부족하고 밥을 말고야 마는 상황이 꼭 발생하는데 여기서 라면 한그릇에 배를 만족스럽게 채울 수 있었고 면발과 국물 둘 다 아주 좋았읍니다. 뭐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날씨가 꿀꿀한 날이나 조금 쌀쌀한 날에 H Mart 장보러 오신다면 한번 들려 배를 채워보심을 추천드립니다
(같이 갔던 지인 한분은 라면국물이 새콤한 맛이 나는게 많이 어색했나봐요. 그래서 옆에서 안뺐어 먹어서 좋더군요.ㅋㅋㅋ 혹시 호불호가 있을까봐 안전장치로 얘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