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아틀란타 한인상권의 중심이였던 도라빌. 아직도 꽤 많은 한국 비지니스가 성업중이지만 이젠 둘루스를 넘어 스와니쪽으로 점점 한인상권이 북진중이죠. 그런데도 아직 그곳에 최고의 월남국수 식당이 있다기에 날씨도 꾸리꾸리한 날에 Pho Bac을 댕겨왔읍니다. 왜 날씨가 굿으면 국물이 땡길까요? 나이 때문일까요?
입구쪽에 써있읍니다. 1997년부텀 해오셨다고..10년전만 하더라도 이 몰에 차댈곳이 없어서 딴데 파킹하고 헐레벌덕 거리면서 뛰어오셨다고 하시는 동행인의 말씀에 텅빈 파킹장을 보며 다시 한번 불경기가 느껴집니다. 그맛을 보러 입장해보겠읍니다
메뉴 36번인 돼지고기와 스프링롤 튀김 비빔국수를 주문했읍니다. 이름대로 돼지고기 볶음, 스프링롤 튀김, 잘게 썬 야채와 무우/당근 초절임이 쌀국수위에 가지런히 놓여있읍니다. 이걸 기냥 비비면 안돼쥬.
바로 요놈을 넣고 비비셔야쥬. 땀에 젖은 양말을 한 일주일 묵혀놓으면 나는 꼬랑내의 15,000배 정도의 위력을 자랑하는 휘시쏘스입니다. 절대 마시거나 냄새를 맡으면 안되는 1급 위험물질(?)로 분리 되어있읍니다. 희한한 것은 이 냄새 나는 놈을 위의 국수에 비벼면 냄새가 전혀 나질 않고 맛이 새콤달콤합니다. 세상에 이런일이....가격은 $14.50
동행인이 주문한 월남국수(메뉴#1) 입니다. 고기가 겁나게 많이 눈에 띠는데 한 젓가락 구걸해 봅니다. 핫쏘스나 호이신 쏘스를 첨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먹어보았는데...아뿔싸...겁나 맛있어. 특히 국물이 진국입니다. 국물이 이 정도면 쏘스를 뿌리면 예의가 아닐 것 같은 생각마저 들게합니다. 25년간 이자리에서 장사를 해오신 사장님의 내공이 느껴지면서 대.중.소 중에서 굳이 소를 주문한 동행인의 미련함에 땅을 치게 만드는 맛입니다.
싸이즈를 작은 것 시키는 바람에 한 젓가락 밖에 얻어먹지 못했지만 국수를 다 건져 먹을때까지 기다린 후 고기 부스러기가 바닥에 가라앉져있는 국물을 그릇째로 빼앗아와서 드링킹을 하는데 정말 맛 있었읍니다. 월남국수에 입문한지 어언 30년. 그동안 맛본 월남국수중에 최고가 아닐까?. 여기 "Pho Bac"이 저의 입맛을 잡아다가 포승줄로 "포박"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