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적으로 가끔 주말에도 일을 합니다. 손님을 한분 만나야 하는데 "어디서 뵐까요?"라는 질문에 손님께선 "아씨앞에서 뵙는 건 어떠세요?". 속으로 쾌재를 불렀읍니다. 손님 만난 후 요즘 제일 잘 나간다는 푸드코트에서 살풀이를 한번 해야겠다. 제사보다는 젯밥에만 관심이 있던거죠. 손님과의 미팅이 이렇게 흥분될줄이야....ㅎㅎ
손님과의 간단한 미팅후 푸드코트쪽으로 발길을 옮겼읍니다. 입구쪽 빵집으로 시작하야 중식, 한식, 월남국수, 일식과 분식까지 골고루 갖춰져있었고 아직은 조금 이른 토요일 점심시간 인데도 반이상 모든 좌석이 손님으로 북적 거리기 시작했읍니다. 뭘 먹어야할지 결정장애에 괴로워하고 있을때 남들의 밥상을 스캔하기 시작했고 저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춰 서고 있었읍니다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월남국수 식당인 Pho &Hibachi인데 몰려드는 주문에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식판에 곧 나올 음식을 담을 식판을 준비하고 계셨읍니다.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될 때는 걍 손님이 많은 곳으로 가면 십중팔구는 성공일거라는 저의 믿음땜에 여기로 결정한거죠
Combo Pho 인 P1을 주문했는데 가격은 보통 월남식당들 보다 저렴했읍니다. 뽀얀 색깔이 아닌 옅은 갈색의 국물에 숙주, 라임 그리고 실란트로는 따로 나오고 그 위에 고기 종류가 쫘악 깔려있는데 일단 푸짐합니다.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을 느끼고자 몇점 잡아다가 핫쏘스와 호이신 쏘시를 묻혀 한입 베어문 후 국물을 후릅후릅..
오...국물이 한국사람 입맛에 딱 조오타. 이 정도면 월남식당을 갈 필요가 없지않나? 그도 그럴것이 여기 사장님 월남국수 전문점 15년 내공의 소유자. 원래는 한젓가락 국수를 잡아서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먹다가 보니 미쳤었나 봅니다. 미친듯이 퍼먹다 보니까 건데기를 다 먹고 국물만 남아버렸네요. 이순간 저는 생각했읍니다. 이 국물을 쪽팔림을 감수하고 포장해 갈수있다면 야식으로 라면 넣어 끓이면 짱인데.....한번의 훌륭한 야식을 위해 카운터로 다가가 포장용기를 부탁했더니 사장님께선 "양이 너무 많았나요?" 야식을 위해 싸간다고 할수도없고..."그럴리가 있나요? 국물이 너무 좋아서 부모님 싸다 드릴려구요..ㅎㅎ"
그순간 저의 눈을 사로잡은 다른 손님이 주문한 갈비 쌀국수. 월남 국수안에 대왕갈비 2대가 들어있네요. 오늘은 여기서 후퇴하지만 담에 저거 먹으러 꼭 돌아올거임 (가격 $14.48 도 엄청 맘에 듭니다)
월남국수 국물을 포장한뒤 다른 사람이 아까 먹고 있었던 것에 감명받아 눈도장을 찍어둔 만홍이라는 중식당에서 짬뽕을 주문해 보았읍니다. 사진으로는 구분이 힘들지만 짬뽕그릇의 실제 크기는 저희집 강아지 욕조싸이즈 입니다. 해물의 양은 많지 않았지만 국물에서의 느껴지는 불향이 감동적인 메뉴였읍니다.
월남국수의 건데기만 먹고 국물은 다음 끼니를 위해 포장을 했고 짬뽕은 거의 국물에 취해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드링킹을 멈출 수 없었읍니다. 배는 불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내손에 들려져있는 월남국수 국물 한통. 오늘밤이 기대됩니다.
나올 때쯤 거의 만석인 아씨푸드코트를 보면서 왜 여기가 요즘 대세인가? 이것저것 골라 먹을수 있어서? 팁 안줘도 돼서? 맛이 있어서? 가격이 저렴해서? 아씨 푸그코트는 위의 4가지에 다 해당되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