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를 발음하거나 한글로 표기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뽀"는 당연히 아니고요 그렇다고 "퍼"도 아니고 "퍼"와"훠"의 중간쯤 되려나? 면발도 면발이지만 중독되는 국물맛에 많이들 좋아하시는 것으로 알고있읍니다. 저도 좋아는 하지만 머리박고 먹다보면 얼굴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속까지 베어드는 향내 땜시 중요한 미팅전엔 피하고 지내왔읍니다.
최근에 둘루스 옛 황소고짚 자리에 Dragon Roll & Pho가 새로 오픈하였다하여 강건너 불구경하듯 있을 수는 없었읍니다
더군다나 광고보고 왔다 말만하면 free eggroll도 주신다하여 냉큼 댕겨온것이죠.
실내는 대대적으로 공사하시지는 않은 것처럼 보이고요 대신에 테이블마다 주문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입니다.
전에 메뉴가 있던 곳이 지금은 마끼를 만드는 곳으로 탈바꿈.
우동을 주문했는데 비주얼이 그럴싸합니다. 새우튀김뿐만 아니라 튀김옷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않은 누드 새우도 보이고 홍합에 작은 스켈롭까지 오뎅류들까지 예쁘게 일본식 철제 전골냄비에 나옵니다. 국물맛도 좋았고 내용물도 참 만족스러웠는데 바로 이순간 등장한..
35년 내공의 월남쌀국수 전문가가 심혈을 기울여 선보인 Pho 되겠읍니다. 저 분홍빛의 고기만 보더라도 합입 씹어주고픈 맴이 바로 듭니다
흐미 저것 고기양 좀 보소. 이빨이 없어도 입몸으로도 씹을 수 있을 것 같은 보들보들함이 눈으로도 느낄 수 있읍니다. 사진만 찍게하고 바로 자기입으로 가져가는 이런 인정없는 놈을 나는 친구라 하였던가? 이렇게 개탄을 하고있을때 그녀석은..
"먹고 싶으면 너도 이거 시키질 그랬냐?"
이 순간에도 쌀국수와 보들보들한 고기를 삼키는 저녀석의 주뎅이가 얼마나 밉던지...
다 쳐먹은 후 국물맛이라도 보라는 녀석의 후한(?) 인심속에 한가닥의 국수라도 건지기위해 국물을 잘 저은 후 한숟갈 떴는데 국수는 하나 없고...
이것이 웬 횡제라더냐? 도가니가 걸렸읍니다. 앗싸!
근데 놀란 것은 국물맛이였읍니다. 오래전 티브광고에서 듣던 그 멘트처럼 혀로부터 귓가에 전해지는 "국물이 끝내줘요". 최근 먹어본 월남국수 중 이렇게 완벽한 국물은 내 식도를 흐른적이 없었읍니다. 가장 적당한 고기맛에 가장 적당한 향내까정 흠 잡을것이 없는 월남국수. 이정도면 향내 머리까지 벨까봐 무서워할 것이 아니라 이국물로 샤워를 때려도 좋으련만....
쪽팔림을 각오하고 광고보고 왔다고 해서 공짜로 제공된 월남식 에그롤입니다. 겉은 얇고 바삭하고 속은 고기와 버섯으로 채우셨는지 식감도 좋았는데, 보통 월남식당에서 파는 맛이 아니라 알아봤더니, 직접 만드신거라고 했습니다. 옆의 휘시쏘스에 찍은 뒤 무우 당근채 절임과 한입하면 딱 좋습니다.
30년 경력의 일식 주방장님과 35년 경력의 월남 주방장님의 내공은 놀라울 정도였읍니다. 월남국수 좋아하시면 꼭 방문하셔서 월남쌀국수 고수의 맛과 일본식 마끼의 정수를 느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광고 보고왔으니 꼭 에그롤도 달라하십시요. ㅎㅎ
(양도 꽤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