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계통의 도를 뛰어넘는 발달은 오늘날 맛집을 찾아 헤메는 저를 만들었고 속이 안좋다는 표현의 흔적은 저의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루도 아픈데가 없는 날이 없는 선배는 오늘도 오만상을 찌푸리며 속을 풀러 일본식당으로 불러냈읍니다. 간만에 스시를 먹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풀고 달려간 곳.

한인이 운영하시는 곳으로 알려진 둘루스 우체국옆 하루 이찌방입니다.
근데 여기 꽤 비싼덴데.....(웬일이지?)
문앞에서 식당 사진을 찍을때 까지만 해도 저의 마음은 대학때 소개팅 나가는 놈처럼 무척이나 들떠 있었읍니다. 두근 두근..

선배는 여느때 처럼 미리 자리를 꿰차고 있었고 저의 의지와 관계없이 주문마저 이루어진 듯 보였읍니다.
벌써 콩깍지와 해초무침이 나와 있는걸 보니 저의 불길한 느낌을 점점 징허게 심장을 점령해 나가고 있었읍니다. 뭘까?

이거이 뭐임? 라면 그릇으로 쓰기에도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그릇에 담겨 있는 이것은 오차즈께라는 일본식 국밥이라고 합니다. 문앞에서 스시와 지라시 스시 사이에서 갈등을 때리던 저에게 내려진 혹독한 사형선고....

Salmon과 plum중 하나를 고르라는 선배의 눈물겨운(?) 친절함까지..젠장. 그래도 단백질이쥐. 연어로 선택. 국물이 쥑인다는 또 다른 감언이설 속에서 맛이나 보기로 작정하고 첫술을 떠 봅니다

이름 처럼 오차를 베이스로 한 국물인데 그냥 녹차맛은 아닌 나름 한국의 북어국같은 깨끗하고 시원한 맛입니다. 미각과 두뇌의 공조를 통한 분석에 의하면 차를 우린물에 다랑어 가루로 맛을 낸것 같은디....
비린내는 전혀 없고 선배의 조언에 따라 풀어 넣은 와사비가 잠깐이나 잊고 있었던 여기가 일본식당 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뜨겁고 자극적이지 않아 전투적으로 퍼먹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고 탱글하게 씹히는 밥알도 3분도 않되서 한그릇 뚝닥 해치우데 일조했읍니다. 빈그릇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었더니 불쌍해 보였나 봅니다. 선배가 메뉴를 달라고 했읍니다.ㅋㅋ

그러취...ㅋㅋ. 롤하나 얻어 먹었읍니다. 역쉬 한국인은 배불리 먹여줘야 욕을 안합니다. 속이 안좋다는 표현을 이해 못하는 저에게 정말 힘든 것은 아직 속이 비어있다는 사실이었읍니다.
미련한 저한테는 배를 채우기엔 부족한 면이 많은 메뉴였지만 속이 안좋으셔서 부담없이 한끼때우시거나 보리굴비의 녹차물밥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10.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