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처가복 없을라구 뜨거운 것 겁나게 못먹습니다. 밥도 따듯한 밥보다는 찬밥을 선호하는 정도이다보니 국밥같이 뜨거운것을 추울때 빼고는 접할 일이 거의없습니다. 어쩌다가 먹게되면 빈그릇에 퍼담고 후후 불어가며 식혀먹죠. 이런 저를 신께서는 가만두질 않으시네요. 타주에서온 친구들의 전화 성화에 할 수 없이 달려간 곳.....
가게 앞을 수없이 지나 댕기면서도 한번도 들어가보지 않은 곳. 바로 스와니 아씨몰에 위치한 인생국밥입니다. 가게앞 음식 사진만 보아도 먹으면서 땀을 한바가지 이상 흘릴것만 같은곳입니다
내부에는 노래방 화면에서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평범해 보입니다. 우리는 옛감성의 도라무통 식탁에 자리잡고 양평해장국, 감자탕 그리고 막국수를 주문했읍니다. 보통때는 당연히 막국수가 저의 주문이였을텐데 오늘은 이상하게 제일 뜨거운 감자탕을 주문했읍니다. 왜 그랬을까요? 운명은 이렇게 만나는것 같습니다. 복권을 죽어라 사는 사람은 꽝만나오고 처음 우연한 기회에 복권 산 사람이 잭팟을 터뜨리는 것처럼...
마치 동해 바닷속에 우뚝솟은 우리 영토 독도처럼 우람한 자태를 보이며 푸짐한 고기를 뽐내고 있는 감자섬이 보이고 그 위에 요즘 몸값 장난아닌 깻잎, 팽이버섯, 파, 들깨가루가 보이고요, 탕속에는 감자와 우거지를 무척이나 닮은 배춧잎도 보이네요. 국물을 한숫갈 떠서 입으로 찬바람을 불어가며 온도를 낮춰보려 애를 씁니다. 후후 후후 후후. 이것은 인연인가 아니면 우연인가 그것도 아니면 운명이란 말인가?
먹다만 빼빼로 같이 생긴 원산지를 알 수 없는 저 고추 때문인가, 아니면 돼지 등뼈를 제대로 우려낸 맛인가? 등뼈에서 나온 맛과 된장의 아름다운 조화속에 아마 빼빼로 닮은 고추의 풍미까지 더해져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소리 "오마이 가뜨". 오 바닥으로 가면 갈수록 깊은맛의 국물이 쥑여요. 아틀란타에서 먹어본 최고의 감자탕 맛이여!!! 된장의 맛이 지나치지 않으면서 고기냄새를 확실히 잡았고 고추에서 나오는 매콤함에 깻잎과 들깨가루의 향이 아주 적당한 콜라보를 이루고있으며 많은양의 돼지사골의 진한맛까지 한그릇에 담고있읍니다
반찬으로 풋고추와 쌈장, 입에 대지도 않는 미역무침 그리고 김치와 깍두기 (크기로 판단컨데 석박지가 옳은 표현일 것 같음)가 나왔는데 거짓말 일도 안보태고 완존 원조 국밥집 깍두기맛 이였읍니다. 뉴욕에 있는 설렁탕 전문점 감미옥도 깍두기맛으로 많은 단골고객들을 중독시켰는데 이 석박지도 감미옥의 깍두기에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다른 메뉴는 오늘 제가 주문한 감자탕과 석박지에 심취한 나머지 먹어볼 시도조차 안해서 모르겠지만 감자탕과 석박지는 정말 아틀란타 최고라해도 욕먹지 않을 만큼 맛있게 먹었읍니다
마지막으로 후기를 마치며 미스터리 퀴즈입니다. 여기서 서빙보시는 언니들 중 특히 써비스면에서 자칭 둘째가라면 겁나게 섭섭해하신다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의 본명이 X진실님이라 하는데 이것은 진실?아니면 거짓? 답을 알고 싶으신분은 가게에 들러 확인하세요